무엇을 책임지는 것은 참 힘들고 어려운 자리입니다. 제 기준이지만 특히 한집의 가장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자리라 생각합니다. 지금 여러분은 어떤 자리가 가장 부담스럽고 힘드십니까?
한 집의 가장
결혼을 하기 전에는 느끼지 못할 것을 결혼 후 아이가 생긴 후에는 아주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게 됩니다. 특히 한 집의 가장이 무엇인가에 대한 배움이 큽니다. 결혼하고 둘이 살고 있을 때에는 부부만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고 아이들이 자라면서 가장은 단순하게 부부를 넘어 다음세대를 바르게 이끌어가야 할 책임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책임은 물건을 만들어 팔고 필요하면 AS 하는 수준을 말하지 않습니다. 내 자녀의 인생에 아주 중요한 기초공사를 담당하는 것입니다. 경제적인 부분이나 교육은 어느 정도 노력하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아이의 평생의 기초공사인 인격형성은 눈에 보이지도 어떤 결과를 도출할 수 없는 끝이 보이지 않는 부분입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이런저런 질문들을 할 때에 가장의 자리는 과거에는 느껴보지 못한 부담이 밀려옵니다.
가장으로 무거운 짐을 느낀 아들의 질문
가장의 무거운 짐을 느끼 시점은 아침 식사를 하고 잠시 정리를 하는 중에 일어났습니다. 아들이 물을 먹으며 이렇게 질문합니다. "아빠! 아빠는 한국에 돌아가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할 거야?" 너무 맥락이 없이 받은 질문이라서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할까?" 문득 아들이 먹방을 보면서 먹고 싶은 음식을 노래하는 것을 들었기에 한국에 가면이라고 질문한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너무 맥락이 없는 질문이기에 식탁 정리를 하면서 약 30초 정도 의도를 알려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평소에도 뜬구름 없이 질문하는 아들이기에 바로바로 생각을 깊게 하지 않고 많이 답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그 질문은 저를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마도 지금 저희 가족의 상황이 이런 질문에 고민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이 질문은 오늘 하루 저에게 일터에서까지 반복적으로 어떻게 답해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 여러분은 살면서 자녀들이 했던 어떤 질문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까? 전 요즘 들어서 자녀의 질문에 잠시 고민할 때가 많아졌습니다.
아들의 질문에 나의 대답
제 답을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저희가 어디에 무엇을 하며 살고 있는지 알려 드려야 정확하게 제 답을 이해하실 것입니다. 그래야 오늘 글의 주제인 "한 집의 가장으로 무거운 짐을 느낀 아들의 질문 그리고 나의 대답"을 공감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캐나다에서 2년이 넘도록 살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좋은 곳이고 아이들도 여기의 삶에 만족합니다. 저도 한국에서 바쁘게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다가 오니 처음에는 걱정이 되었지만 지금은 나름대로 잘 지내고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건강하던 아내가 캐나다 병원에서 유방암판정을 받고 한국으로 들어가 수술을 받고 지금 치료 중에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들의 질문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기는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 무거운 짐을 지고 있기에 저는 가볍지 않은 질문으로 느꼈고 잠시 고민 후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먼저 우리 가정이 문제없이 살도록 일을 구해야겠지~" 순간 저는 당황했습니다. 아이가 한 질문의 의도는 이것이 아닌데 나의 대답은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부담과 짐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었습니다. 아이의 질문에 오늘도 저는 내가 선 가장의 자리가 무엇인지 다시 떠올리게 되었으며 지금의 우리 가족을 위해서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하고 바른 것인지 생각하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가장의 무거운 짐은 고통이 아니라 축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각자의 자리에서 무거운 것이 아니라 감사와 기쁨이 되는 감사는 느끼는 하루가 되셨으면 합니다.